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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 각

[세월호참사] 잔인한 4월이 저물어간다



아래 글들은 기본적으로 논픽션이며 제 기억상의 타임라인에 따라서 구성한 내용입니다.

하지만 4월말의 시점에서 재구성하다보니 일부 시간상의 오류나 감정선에서 당시의 상황이 제대로 표현되지 못하는 경우가 있

을 것 같습니다. 한글자를 적는 것도 마음이 아프지만

기록 없이 흐려질 기억을 알기에 밀린 일기 쓰듯 적어봅니다.



4/16 (1일째)


오늘은 회사에 휴가를 냈다. 남양주로 가는길..

속보가 뜬다. 진도해상에서 여객선 사고가 있다고.. 학생들이 타고 있었지만 전원구조가 되었다라고 뜬다.

큰일날뻔 했구나.. 다행이네.

오후까지 생각도 하지않고 있었던 것 같다. 오후 늦게 였던가.. 방송을 스치듯 본다.

구조가 된게 아니고 실종자가 많다고 한다.

'뭐야 어떻게 된거야' 라고 생각이 들었다..

항공기 몇대 선박이 몇대 구조작업이 한창이라고 한다.

방송에서 보니 아직 배가 잠긴 건 아닌 것 같았다.

큰일이네.. 얼른 구조되어야 할텐데.. 배가 저대로 잠겨버리면 진짜 큰일일텐데..

라고 생각했다.

내가 스치듯 보면서 생각했던 것들이 얼마나 한심한 생각이었는지를 알게된건 밤 늦게 방에 들어와서 뉴스들을 확인할때였다.



4/17 (2일째)


실종자 268.. 그리고 284... 배는 끄트머리를 제외하면 전부 잠겼다.

물속에서 내가 얼마나 버틸 수 있나를 상상해볼때.. 이미 숫자 중 대부분이 사망자로 바뀌었다는 안좋은 상상이 든다.

언론은 24시간이 모자란 듯 특보를 내고 있다. 비록 대부분의 내용이 이미 봤던 내용을 재탕 삼탕 하고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아직도 이놈의 방송에서 세월호는 반쯤 누워있고 수면위에 있다 필사의 구조도 지겹고 외상후 스트레스가 우려된다는 방송은 똑같은 말만 몇십번은 들은 것 같다)

출근을 했다. 어수선한 분위기..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이어폰은 계속해서 특보뉴스를 듣는다.


선장이 제일먼저 탈출했다고 한다. 자기 식구들만 챙겨서.. 개새끼..

재난이 터질때마다 이건 인재였다느니 하는 방송은 너무 많이 봐서 감흥이 없다.

화산이 터지는 나라도 아니고 토네이도도 본적없고 지진이 미친듯이 나는 나라도 아닌데 대규모 재난은 당연히 인재 아닌가?


친한 회사 동료들과 오래전부터 약속을 했던 날이었지만 전혀 기분이 나지 않는다.

마침 약속했던이 중에 몇명이 야근을 할 것 같다고 말하기에 아쉬운듯 약속을 미뤘다.

술을 마실 기분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팀원 한명이 치맥 먹고싶다고 해서 같이 가준건 함정이다)


저녁에 집에 돌아와서 얼마만에 다시 들어갔는지도 모를 트위터에 접속했다.

실종자 가족들의 박수를 받는 걸로 방송에 나오는 박근혜 대통령은 실제로 고성과 쌍욕을 얻어먹고 있었고 (유튜브 영상과 방송에 방영된 부분이 동일한 시간이었음에도 방송에서는 실종자 가족들의 목소리는 볼륨다운을 시키고 박수소리는 몹시 강조했다)

병원에 있어야할 6살짜리 꼬마애를 따스하게 달래주신 그 분의 모습은 굳이 언급하고 싶지 않다.

이른바 에어포켓이 생성되었다는 것을 가정할때 그 안에서 최대 실종자가 72시간은 생존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구조작업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생존자와 통화가 되었다는 동영상도 있었고 카톡과 페북 캡쳐 사진도 참 많이 보았고 수많은 대립과 가정들이 SNS에 난무한다.

실종자 가족입장에서는 어떤 상황이라도 당연히 그 다급함이 앞서기에 만족스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손석희님의 침묵 영상에 울고.. 저녁 늦게는 뉴스타파를 봤다. 

텍스트로 읽던 내용이 현실이 된다. 당국은 구조활동을 하고 있지 않다. 항공기, 선박, 잠수부, 공기주입.. 모두 거짓이었다.

잠이 오지 않는다.. 새벽3시가 넘도록 SNS와 뉴스, 유튜브를 오간 것 같다.



4/18 (3일째)


사망자가 늘었다. 실종자는 줄었는지 그대로인건지... 

생존시간이 최대 72시간이라고 이야기했던 것 같은데 정조시간에 잠수부가 2명씩 투입된다느니 하는 이야기다.

심지어 선체에는 진입이 실패했다고 했다가 성공하고 공기를 주입했다고 했다가 또 다 아니라고 한다.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진짜 아무것도 안되고 있구나... 시간만 흐르고 있구나.. 애들이.. 살아오는 게 진짜 어려운 일이 되어가고 있구나..

민간잠수부가 투입이 안되고 있다고 하고, 홍모씨가 인터뷰를 한게 그 사람이 허언증이라느니 하는 이슈가 한번 폭풍처럼

지나갔다. 하지만 그 여자가 헛소리를 한 것 과는 별도로 구조작업 자체가 너무 허무하고 "이게 뭐야?" 라는 생각밖에 안드는건

나 뿐만이 아닐 것이다.

서울에서 인터넷과 방송에만 의존해서 그곳을 보고있는 내가 이럴진데.. 진도에 있는 가족들은 어떻겠는가..


혼자 소설을 썼다.

'16일 상황에 이미 정부의 군경 잠수부들은 선체 내부의 상황을 확인했다.

그리고 생존자 없음 결론을 내렸고 위에 보고를 했다. 그리고 그때부터 몇일에 거쳐 그들은 시간을 끌면서 대처방안을 짜고있다

그에대한 1차 방향성이 내려졌고 (물론 생존자가 없다고 내린 결론에 따라 구조작업은 전혀 진지하게 진행되지 않는다)

이 끔찍한 사고의 모든 책임은 무책임하고 비도덕적인 선장과 승무원들의 책임으로 몰자고, 그들을 악마로 만들자고

이렇게 정리하자고 누군가 짜고 있다고'


나와 같이 답답한 회사동기 한명이 술을 먹자고 나를 부른다. 참 고마운 동기다..

그 몇일새에 많은 사안들이 국회를 통과했다고 한다.. 철도요금 인상안 주한미군 방위금 증대 등등..

하지만 이런걸로 음모론을 짜는건 난 좀 실없는 사람이라고 본다. 내가 느끼기에 이러한 사안들은 평시에 통과되어도 시민사회에서의 반대는 일어날 수 있으나 그리 크리티컬하지 않고 과반의 여당이 쉽게 통과시킬 수 있는 사안들이다.

하필 이 시점에서 통과된건 여당에서 의원들에게 골프도 치지 말고 술도 마시지 말라고 통제를 하니 모처럼 (그들이 사명감에 불타는) 일이나 한것에 불과하다. (내가 생각하기엔 그렇다)


경찰에서는 생존자가 있다고 SNS에 돌아다니는 카톡 등의 내용은 모두 거짓이라고 발표했다. 

기다렸다는 듯 SNS에서는 누군가 선동을 하고 있다느니 (심지어 실종자 가족들 중에 종북 선동가가 있단다) 진짜 눈뜨고 볼 수도 없는 멍멍 소리들이 난리들이다.

그 중에 주목할만한건 이미지로 만든 잘못은 해운사가 했고 배는 선장이 침몰 시켰는데 왜 대통령이 욕먹느냐는 이미지가 

각 SNS에 돌아다니고 있는 것이다.


헌법 1조가 국가라는 이름으로 정부의 권한과 주권행사가 국민에게서 나온다는 것을 정의한 것과는 별도로

헌법 34조는 국가라는 이름으로 정부가 가지는 기본적인 책임과 의무를 고지하고있다.

그 중 6항은 그야말로 오늘의 사태에 대해 엄중한 정부의 책임을 묻고 있다.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


법령과 제도를 통해 발생할 수 있는 재해를 예방하지 못했고 재해의 위험이 발생했을때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지 못하고 있는 위헌을 저지르고 있는 정부와 행정부의 수반이 책임이 없다면 헌법을 고치던가 행정부와 정부의 수반이 바뀌어야 하는 것 아닌가.


집에 돌아와서 확인하는 SNS에서는 이른바 일베충 들이 생산한 진짜 입에 담기도 힘든 사진들이 돌아다닌다.

애시당초 일베충 따위의 인간들은 경멸해 마지 않았지만

새삼 이런 인간들과는 최소한의 접촉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게 된다.



4/19 (4일째)


사망자만 늘어나고 그만큼의 실종자 수는 줄어든다.

그럼에도 그 숫자를 믿을 수 없다는 말들도 계속 나오고 있다. 4일째.. 72시간이 지난거 아닌가..

실종자 가족들은 호소문을 발표했다는데.. 여전히 언론은 앵무새 방송이고 유언비어와 선동에 엄정히 대처하겠다는 정부는 

유언비어와 선동이 있다고 퍼뜨리는 유언비어와 선동에 대해서는 한없이 너그럽기만 하다.


정부관료들은 실종자 가족들에게 생채기만 내는 국정활동을 펴고 계시고

현장에서 바라보는 가족들이 보기에도 서울에서 바라보는 내가 보기에도 진정 구조작업은 이제 말뿐인 것 같다.


친구 결혼식이 있는 날이다.

청첩장을 나눠주는 날 말했었다.

"너 4월 19일이 무슨날인데 결혼을해! 온 나라가 추모할때 너는 결혼기념일이라고 와인잔 기울일거야?"

시샘반 농담반으로 했던 말이 이렇게 돌아올 줄은 내 생애 진정 몰랐다.


미안함과 많은 감정이 교차해서 결국 결혼식은 가지 않았다.

날씨가 좋았는지 흐렸는지 비가왔는지 눈이왔는지 ... 전혀 모르겠다.. 

하루종일 생수 2통과 라면 1개로 지냈다.


현장을 팩트위주로 보여주는 인터넷 방송들이 많아졌다.. 눈을 뗄 수 없다

왜 인터넷방송 말고는 없는가.. 고발뉴스에서 이상호기자의 말이 들어온다. 이 곳에 수십억짜리 방송장비와 차량이 즐비하지만 여러분의 눈이 될 언론은 없다고.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새삼 이렇게까지인가... 분노 뒤에는 무력감이 찾아온다.



4/20 (5일째)


변한게 없다. 

사망자는 늘고 선체에 진입을 했다고 했다가 못했다고 했다가 갈팡질팡이며

방송에선 선박직이 전원 생존했다고 생난리들이다. 

그 사이 속이 터지는 가족들에게 해경 책임자는 '내 윗선에게 말하라' 며 손사레를 쳤다고 하고

성난 가족들의 청와대 행진을 가로막은 건 민중의 지팡이라고 자칭하는 경찰들이었고

면담을하겠다고 나선 총리란 작자는 가족들의 성난 외침을 듣고는 앗 뜨거 하고 도망간 차안에서 쳐주무셨다.


지독한 분노, 지독한 슬픔, 풀수없는 무력감, 나뿐만이 아닐거다.

온 국민이 지치고 있다. 온 세상에 우울함이 가득하다.



4/21 (6일째)


속절없이 늘어만 가는 사망자 수..

새벽까지 뉴스들을 뒤적이다가 아침에 일어나서 혹여나 확인하고 있는 내가 바보같고 불쌍하다.

오늘은 출근을 해야한다.

새벽에 일어나서 이래저래 조금 일찍 출근하는 길에 털어놓는 우울함은 빛이 바래다 못해 궁색하다.


나도 돈을 받고 일하고 있는 사람이니까 일은 해야지..

달궈진 쇠구슬을 목구멍으로 넘기는 마음으로 다짐했다. 이제 뉴스 그만봐야지..


심리학 전공의 친구와의 전화통화.. 내 이야기를 듣고는 인터넷이나 뉴스는 그만 좀 보란다..

친구야.. 내 직장이 어딘지 아는거지?


밤늦게 들어간 집에서 난 왜 인터넷 브라우저를 열었을까..

손석희님의 눈물에 울컥 하고 정관용님의

"사고 6일째입니다.." 에 같이 울 수 밖에 없었다.



4/22~4/24


어린왕자에 이런 장면이 있다.

"술은 왜마시나요?"

"잊어버리려고"

"무엇을 잊어요?"

"부끄러운 것을"

"무엇이 부끄러운데요?"

"술마시는게 부끄럽지"


애써 외면하기 시작한 뉴스는 여전히 우울함과 술자리들이 채워간다. 

3월부터 그리 열심히 했던 다이어트는 안중에도 없이..

술을 마시고 싶은 것 보다는 누군가에게 하소연하고 싶다. 위로받고 싶다. 그런 어리광 같은 시간들이 지나갔다.


한명만.. 단 한명이라도... 기적이 보고싶다.



4/25 (10일째)


회사동기의 결혼식이 부산에서 있다. 다른 동기 몇명과 하루 일찍 부산으로 갔다.

바다를 보는 것 만으로도 슬퍼지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혼자 있지 않아서인지 생각보다는 나쁘지 않았다.

어쩌면 몇일동안 뉴스를 멀리한 효력이 나타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태종대 가는길에 택시기사 아저씨는 내내 선장욕을 한다.

그래 여기는 부산이지... 하는 생각을 했다


저녁무렵부터, 한밤에 광안리를 바라보면서 그리고 새벽에 동트는 부산항을 바라보면서 생각했다.

언제까지고 울분에 갇혀있을 수는 없는거니까

그냥 겹겹이 쌓여있는 부정적인 감정들을 내버려두면 안될 것 같으니까..

내가 할 수 있는 일들로 나를 달래고 이 4월을 잊지말아야겠다.



4/26 (11일째)


누군가와 같이 있는건 확실히 도움이 되는 일인 것 같다.

결혼식의 축하분위기와 맛있는 음식들도 좋았다. 올라오는 버스는 너무너무 불편했지만



4/27 (12일째)


그간 못 본 뉴스들과 영상들을 모아 봤다. 괜찮을 것 같았다.

4월까지만.. 슬퍼하자

시간을 정하고 내가 할 수 있는게 뭐가 있을지 생각해봤다.



4/28 (13일째)


다시 회사에 와야한다.. 주말에 생각했던 것 중 하나..

적어도 하루는 모두가 볼 수 있게 노란리본을 달고 다녀야지.

하지만 늦잠을 자는 바람에 점심시간이 되어서야 재료를 사왔다...


몰래 사오려 했는데 심지어 들켰다...

노란펠트지를 잘라서 만든 노란리본을 하루종일 사원증 줄에 달고 다녔다. 알아보는 사람도 있었는데

펠트지는 많으니까 여러개 만들어서 여기저기 붙이기도 했다.


유난떠는 것 같아서 고민도 좀 했는데... 하루는... 그렇게 하고 싶었다.

(유난떨지말자고 안했으면 좀 후회했을 것 같아서 잘한 것 같다)



4/29 (14일째)


이번 참사를 지켜보면서 나를 무력감과 분노에 빠뜨린건 그 무엇보다 언론이었던 것 같다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을 외면하는 것을 넘어 그들의 주구가 되어 같은 소리만 앵무새처럼 반복하고 있는 그들의 모습은

정말 최소한의 희망도 보이지 않게 만들었다.


언론이 사실을 말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그 사실이 진실을 가리키고 있지 않다면 아무 이야기도 하지 않는 것 보다 못하다.


피해자의 편이 되어준, 진정 국민의 눈과 귀가 되어 알권리를 지켜준 언론들을

이제는 사람들이 지켜주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주말에 생각한 두번째, 이번 참사에 제대로 된 언론의 역할을 다한 군소 인터넷 언론들의 조합원과 후원회원이 되었다.

어디어디를 후원했는지 명시하면 다른데서 맘상할 수도 있으니 구체적인 리스트는 공개하지 않겠다..



4/30 (15일째)


4월의 마지막날.. 

너무 잔인했던 2014년의 4월의 우울증과 작별하는 마음으로 서울시청의 합동분향소를 찾았다.

19시까지만 운영이 된다는 이야기를 어디서 본 것 같았는데 

(그래서 5시에 일찍 퇴근할 수 있었던 오늘 꼭 가야한다고 마음먹었었다)

23시까지 운영을 한다고 한다. 혹시 방문을 계획하시는 분들이 있으시다면 참고하시길..


많은 시민들이 기다리고 있었고 시청 주변은 노란리본의 물결이었다.

수많은 미안하다는 메시지들 사이에 눈에 확 들어온 메시지가 하나 있었는데


단원고 학생들이 아닌 한 선생님 (최초에 확인된 사망자 중 한 분 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을 향한 메시지였는데

'최혜정 선생, 수고했어 거기서도 애들 지켜줘'

라고 정자체로 포스트잇에 꾹꾹 눌러 쓴 메시지였다.


한참을 줄을 서서 기다리고


국화 한송이를 받아들었다


고개를 숙이고 묵념하고


받아들었던 국화한송이를 놓는다.


마지막으로 인사 하시라는 말이 쓸쓸하고 슬프다.


그래도 눈물은 흘리지 않았고 


4월은 저물고 있다.


봄,사랑,벚꽃말고 라는 노래가 유행했다.

나만빼고 모두들 사랑에 빠져있는 것 같고 봄 사랑 벚꽃말고 다른이야기가 듣고 싶다는 내용의 노래다.

2014년의 4월이 온통 봄, 사랑, 벚꽃 이야기로 가득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비록 나는 우울했겠지만)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 라는 말로 시작해서 국가의 의무와 국민의 기본권들에 대해 아이들은 학교에서 배웠을 것이다.

하지만 정작 가장 필요할때 아이들에게 사회도 국가도 의무를 다하지 않았고

지금의 정부와 시스템을 보고있자면 앞으로도 그리 크게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가 들지 않는다.


아무리 관료주의의 폐해를 말하고 부정부패의 소식들이 넘쳐나도 나는 이나라가 그나마 요동치는 정치 속에서도 유지되는건 관료라는 시스템이 있어서라고 생각했던 사람 중 하나였는데.. 그게 얼마나 큰 착각이었는지 새삼 스스로의 무지함을 반성할 수 밖에 없다.


지난 14년을 나라에서 인정하는 성인으로 집회 결사의 자유를 가지고 (물론 제대로 보장된 적은 극히 드물지만)

그 무엇보다 권리를 가지지 못한 어린 학생들의 미래를 매우 크게 결정할 수도 있는

참정권을 가지고 있었던 사람으로서 미안할따름이다.


2014년 4월 16일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건으로 유명을 달리한 희생자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그들의 가족과 지인들의 차마 상상도 못할 충격과 비통함에 할 수 있는 한의 모든마음을 담아 애도와 위로의 마음을 보내며

이 사회의 일원으로서 금번 사태에서 드러난 모든 잘못된 일들을 바로잡는데 할 수 있는 힘을 보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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