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4년간 제주에 가는 일이 부쩍 많아진 관계로 제주의기념품 내지는 특산물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이 생기게 되었다.
감귤초콜릿 같은 이제는 아주 유명한 (하지만 나는 개인적으로는 좋아하지 않는다) 것에서 부터 마셔본 커피믹스 중 단연 최악
No.1 으로 꼽을 수 있는 감귤 커피까지 왠만해서는 나에게 몹시 실망감만 안겨주었던 제주의 이른바 가공식품들 사이에서
최근에 먹은 제주 감귤파이는 단연 최고였다.
엄청 달지도 않으면서 뭔가 고급스런 식감에 감귤맛이 가득 나는 잼까지..
차랑 같이 먹어도 좋고 그냥 먹어도 진짜 질리지 않아서 한번 맛보고 나서는 제주를 다녀올때마다 사오게 된 것 같다.
얼마 전 제주감귤파이의 제조사인 (주)휴럼 (KT&G 계열) 에서는 제주감귤파이를 대만의 파인애플 케이크인 펑리수, 하와이의
호놀룰루 쿠키와 같은 지역 명산품 및 브랜드 상품으로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그래서 준비해봤다.. 제주감귤파이는 대만의 펑리수 같은 대표과자가 될만한가! 최근 대만에 다녀온 지인의 협찬으로
대만의 대표적인 치아더 펑리수와 제주 감귤파이를 비교해보겠다.
- 바로 이것이 치아더 펑리수와 제주감귤파이 되겠다..
사실 과거에 이미 펑리수를 먹어 본 적도 있었던 입장에서 제주감귤파이를 접했을때
가장 먼저 뇌리에 스친 생각은.. '펑리수 따라만든거네~' 였다.
그래서 이러한 기사를 보면서도 적어도 브랜드화를 이야기할만한 특산품이라면 어느정도의 독자성과 창의성이 필수적인
요소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맛도 맛이지만.. 이 점에 대해 새삼 한번 짚어보고 싶었다.
자 우선 펑리수와 제주감귤파이의 포장형태 .. 비슷한 재질의 비닐재질이지만 이런건 세상에 100만가지는 있을 것 같으니..
독자성 창의성을 운운할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리고 포장 디자인은 오히려 제주감귤파이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고민은 포장을 뜯었을때부터 생겨난다.
- 포장안의 과자.. 포장지에 굳이 다시 싸지 않았다면 당신은 구분할 수 있겠는가..
보는 것 처럼 사실 포장안의 과자는 매우 흡사하게 생겼다.
펑리수가 약간 더 잘 구워진 과자 색을 띄고 있는 점을 제외하면 그냥 쟁반위에 두고 섞어버리면 뭐가 펑리수 이고
뭐가 제주감귤파이인지 전혀 알 수 없을 것 만 같다.
한마디로... 비교 및 평가가 불가능하다 그냥 똑같다.
과자 안은 어떨까..
- 한입씩 베어먹은 감귤파이와 펑리수, 잼의 색으로 구분이 가능하다.
감귤과 파인애플이라는 잼의 원재료의 차이가 둘의 맛을 가르는 가장 큰 요인일 것이다.
개인적인 선호에서는 감귤파이가 좀 더 달콤하면서도 씨처럼 씹히는 식감도 있어서 더 좋다고 느껴진다.
(단, 대만의 펑리수는 파인애플 맛 만 있는 것이 아니고 엄청 다양한 맛이 있다고 한다, 심지어 지인중에 한명은 고기맛도...)
하지만 역시나 펑리수의 아류라는 생각을 지우기는 힘든 것 같다.
국내에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고 또 관광객들이 맛있게 먹을 수 있다면
국제적으로 합법한 범위 내에서 유사한 상품을 만들어 내고 또 이를 유통시키는 것이 나쁜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특히나 이러하 상품이 제주 감귤농가의 소득에 도움이 된다면 충분히 장려할만한 내용이다.
하지만 제주, 더 나아가 우리나라의 대표격으로 만들어 가려한다~ 라는 내용이면 좀 다르다고 생각이 든다.
전통도 철학도 이야기도 없이 그저 옆나라에서 인기있는 과자 안에 내용물만 좀 바꿔서 흉내낸 느낌 가득한 상품이
제주의 진정한 명산품과 브랜드상품이 될 수 있을까? 혹은 그렇게 자리메김하는 것이 좋은 일일까? 고민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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